▲ 최석영 한방부인과 전문의 me_csy@newsin.co.kr

벚꽃에 이어 알록달록한 철쭉이 가는 곳마다 피어 환하게 반겨주고 있지만, 거울 속 얼굴에는 붉은색 뾰루지나 여드름과 같은 불청객이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계절이다.

봄에 기온이 오름에 따라 체내의 호르몬 분비가 변화하면서 신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피지선의 분비도 왕성해진다.

피지를 만들어내는 분비샘인 피지선은 얼굴, 가슴, 등에 많이 분포하며 대부분 모낭과 연결돼 피지는 모공을 통해 배출되고 외부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막을 형성하여 내부의 수분 손실을 막아준다.

하지만 요즘과 같이 피지선의 분비가 활발하고 각질로 인해 모낭이 막히게 되면 모낭 속에 고인 피지가 딱딱해져 여드름의 기본 병변인 면포가 형성되기 쉽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나타나는 피부의 자연스러운 변화뿐만 아니라, 봄에는 자외선이 점차 강해져 피부에 부담이 더해지며, 강하게 부는 바람과 연이은 미세먼지로 피부는 쉽게 지치고 피로하게 된다.

봄철 건조한 바람으로 수분을 빼앗긴 피부는 더욱 거칠어지고 피지가 과잉 분비되어 모낭이 막히기 쉽다.

또한, 공기 중에 떠도는 황사나 미세먼지는 입자가 매우 작아 모공 안까지 쉽게 침투하기 때문에 피부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여드름과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하기 쉽다.

여기에 꽃가루까지 합세하여 피부가 붓거나 가려운 알레르기성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봄은 피부에 매우 힘겨운 계절이다.

피부 관리의 기본은 꼼꼼한 세안이다. 얼굴에 남아 있는 미세먼지나 꽃가루가 피부 질환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집중 클렌징을 할 수 있는 세안제를 사용하여 미지근한 물로 충분히 헹궈야 한다.

봄볕에 운동하거나 장시간 외출할 때에는 모자나 양산을 사용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영양 상태가 좋지 않으면 피부 탄력과 생기가 떨어지기 때문에 무리한 다이어트를 피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며, 제철 식품과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매일 1~1.5ℓ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7~8시간 이상 충분히 수면을 취하여 환절기에 몸이 지치지 않도록 하며, 숙면을 방해하는 카페인과 혈액을 탁하게 하는 니코틴은 삼가는 것 역시 중요하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간의 기운이 소통되는 것을 방해하고, 소화기의 기능을 저하해 피부의 윤택함과 생기를 잃게 하므로 욕심을 버리고 스트레스를 적절히 방출하면서 지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얼굴이나 피부, 입술, 머리카락, 손발톱 등의 부위를 오화(五華)라고 하여 내장기관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거울로 본다.

피부는 신체의 가장 바깥에 위치하여 외부의 나쁜 기운을 막아내는 동시에, 내부 장기의 이상을 밖으로 내보이는 역할을 한다.

피부는 몸의 상태를 색, 건조함과 촉촉함, 광택, 무름과 단단함 등을 통해서 표현한다. 조화로운 색을 보이면서 윤기와 광택이 있고 너무 무르거나 단단하지 않은 피부가 건강한 것이다.

인체 내부의 장부가 손상되거나 기혈의 조화가 깨지면 피부의 면역력이 약화하여 각종 피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맑고 깨끗한 피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올봄에도 건강을 지키는 습관을 유지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한다면 건강한 피부 미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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