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방부인과 전문의 최석영 me_csy@newsin.co.kr

봄 날씨는 변덕스럽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그 변덕이 한층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봄꽃이 한꺼번에 필 만큼 따뜻한 날씨가 연이어져 여름의 문턱에 오지 않았나 싶다가도 비가 온 뒤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처럼 봄 같지 않은 추운 날씨가 갑자기 찾아왔다.

시기적으로 봄이 되면 낮이 길어지면서 기온이 올라가지만 변화무쌍한 날씨와 더불어 큰 일교차로 우리 몸의 생체 리듬이 외부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춘곤증이 생기기 쉽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나타나는 잦은 피로감과 졸음, 소화불량, 의욕상실, 현기증 등이 대표적인 춘곤증 증상이다.

춘곤증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약간의 땀이 날 정도로 신체를 움직여서 겨울 동안 잠복해 있던 기를 발산시켜야 한다.

적당한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여 피로물질과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이 봄철 나른함을 이기는 좋은 방법이다.

봄철 운동은 무엇보다도 조화가 중요하다. 겨우내 웅크리며 지내다 따뜻해진 날씨를 맞이하여 의욕에 넘친 야외 운동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의학에서는 과한 것과 부족한 것 모두 조화롭지 못한 상태로, 이러한 불균형이 질병으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운동은 기본적으로 심폐기능 향상, 근력 강화 등 여러 가지 이로운 점들이 있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듯이 운동을 지나치게 많이 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겨울 동안 활동량이 적어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고 골밀도도 낮아진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격렬한 운동을 하면 몸에 무리가 오기 쉽다.

추운 날씨로 인해 여전히 근육이 수축되어 있고 관절이 굳어져 있는데 심한 야외 운동을 하면 심장에 부담될 수 있으며, 근육과 인대가 쉽게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겨울보다도 봄에 나들이에 나섰다가 타박상, 염좌, 골절 등의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봄에는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다. 본 운동에 앞서 5~10분 정도 온몸을 풀어주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운동은 일주일에 3~5번, 한 번에 30~60분가량 규칙적으로 하면서 차차 강도를 높여나가야 한다. 올바른 운동을 위해서 적당한 양을 꾸준히 하는 것뿐만 아니라 좌우 균형이 맞은 바른 자세로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혹 운동할 시간이 나지 않을 때는 간단하게 집에서 몸에 활력과 기운을 넣어줄 수 있는 한방 기공법을 해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누워 있는 상태에서 윗몸 일으키기와 비슷하게 머리와 어깨를 일으키면서 숨을 들이쉼과 동시에 양쪽 주먹으로 배를 두드린다.

한번에 20~30회 두드린 후 숨을 내쉬면서 긴장을 풀고 원래 자세로 돌아가는 동작을 3~5번 반복한다. 배꼽 아래쪽에 위치한 '기해(氣海)'와 '관원(關元)'은 기(氣)를 생기게 하는 근원이 되는 혈자리로 아침에 아랫배를 두드려주면 전신의 기를 깨우는 효과뿐 아니라 복부 장기를 강화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신경성 위염이나 변비와 같은 위장관계 질환에도 좋다.

변덕스러운 봄 날씨와는 달리 우리 몸의 기를 살려주는 꾸준한 운동으로 '생기(生氣)' 있는 봄을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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