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방대학원대학교 장례지도과 전임교수 유재철 박사. 임나영 기자 iny16@newsin.co.kr

3월 6일부터 9일까지 한국불교 최대의 행사인 '한국불교박람회'가 학여울역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

불교산업의 비니지스의 장과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국내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하게 된다. 이들 중 이색적인 출품계획으로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스님 다비다.

1993년 성철 스님과 2010년 법정 스님의 다비식이 전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다비를 통해 두 스님의 수행적 삶이 세간에 회자됐고 더 나아가 불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매장이 우세했던 사회적 분위기에 화장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다.

다비는 현재까지도 활발히 전승되고 있는 살아있는 무형문화유산이다. 2008년 불교미래사회연구소에서 진행한 '승려노후복지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스님 중 85%가 불교다비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실제 스님들의 말을 들어보면 다비식으로 치러지는 경우는 불과 5%에 지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다비가 불교의 전통문화라는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실상은 소수 '큰스님'만이 누릴 수 있는 문화인 셈이다.

더욱이 다비는 사찰별로 고유한 양상으로 설행되며, 매우 비정례적이고 단발적으로 이뤄지므로 기존 설행자로부터 전승이 끊기면 해당 사찰의 다비 전통도 끊길 위험이 있다고 한다.

지난해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는 '불교무형문화유산 실태조사'의 일환으로 현재 설행되고 있는 다비 현장을 기록하고, 전승자들을 현지 조사해 첫 실태조사보고서를 펴냈다.

우려했던 것처럼 현재 다비는 문화유산으로서의 전승 가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전승자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비 실태조사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경력이 있는 필자는 보고서의 결과에 공감, 올해 불교박람회에 스님다비를 주제로 참여하게 됐다.

필자는 박람회에서 전통다비의 여법함은 유지하되, 현행 다비의 문제로 지적되었던 비용을 절감하고, 밤샘으로 진행되던 시간을 대폭 줄여 4~5시간으로 진행할 수 있는 현대식 개량형 다비단 모형을 개발, 홍보·보급할 계획이다.

거시적 관점에서 다비의 보급은 불교도들의 단순한 불교식 장례문화의 확산을 넘어 전통문화유산의 전승뿐 아니라 국가주도의 장사시설의 공급난을 분담하는 공익적 명분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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