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이 유일한 낙이던 서울 구로구의 장모(65)씨는 더 이상 경로당을 출입하기 어려워졌다. 걸어서 고작 20분 거리를 가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허리통증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흔히 나이가 들어서 나타나는 여러 증상 중 하나려니 하고 방치했던 것이 이제는 짧은 거리마저 걷기 힘들 정도로 악화한 것이다. 장씨는 통증을 참다못해 인근 병원을 찾아 허리디스크란 진단을 받고 수개월을 치료했다.

하지만 전혀 증세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심해져 수소문 끝에 찾은 척추전문병원에서 허리통증의 원인이 허리디스크가 아닌 척추협착증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 몸은 노화가 서서히 진행되면서 척추 뼈나 척추 신경 주변의 인대가 두꺼워져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게 된다. 이로 인해 엉덩이와 다리로 연결된 신경이 눌려서 허리통증과 하지의 저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한다.

척추관협착증의 증상들은 허리디스크와 굉장히 비슷해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둘은 통증이 발생하는 원인이 전혀 달라 그 치료법 역시 달라야 한다.

허리디스크는 가만히 앉아있거나 누워있어도 통증이 나타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서있거나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협착증 환자는 걷기가 힘들어서 조금만 걸어도 앉아서 쉬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허리디스크로 오인해 잘못된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자가진단으로 허리디스크라고 생각해 그에 맞는 운동이나 민간요법으로 치료하는 경우다.

척추관협착증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허리디스크와 구분되는 질환으로 다른 치료방법으로 접근해야 되는데 이런 섣부른 판단으로 치료시기를 놓치고, 증세를 더 악화시키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통증의 간격이 점점 짧아져 일상생활이 힘들어지고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스스로 판단하기보다는 척추전문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이들이 허리는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는 속설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 척추 치료는 현대의학의 발달과 최첨단 기기 도입으로 절개를 하지 않고 비수술적 방법으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또 수술 역시 훨씬 간단해지고 정밀화되어 수술 후 통증도 적고 후유증도 적어 빠른 회복이 가능해졌다.

다만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척추질환치료에 대한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와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학이 발달하고 최첨단 기기가 도입되었지만 그것을 얼마만큼 잘 활용하는 의료진이냐에 따라 수술 만족도가 다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새움병원 신경외과 원장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