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료원 김민기 원장이 공공병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환자안심병원' 제도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임한희 기자 lhh@newsin.co.kr

아픈 사람이 병원 가기를 꺼린다면 누구나 의아해하겠지만 언제부터인가 이 같은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싼 진료비와 복잡한 절차가 무서워 지레 겁을 먹고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른바 '착한 병원'이라 불리는 서울의료원은 누구나 편안한 마음으로 진료 받고 적정 금액을 지불하는 곳이 공공병원임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환자 수 36% 증가와 수입 43% 개선을 비롯해 1일 외래환자가 2000명에 육박하고 있는 서울의료원은 경영 성과와 안정성을 인정받아 지난 6월 5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병원 인증을 받은 바 있다.

1994년 서울의료원 신경과 과장으로 부임해 주요보직을 모두 거친 후 지난 2012년 6월 원장에 부임한 김민기 원장은 그야말로 서울의료원의 산 증인이다.

16일 오후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 원장실에서 그와 마주앉았다.

다음은 김 원장과 일문일답.

- 공공병원의 적자경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공공병원이라 해서 반드시 저소득층 진료만 위한 곳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죠. 깨끗하고 최신식이어야 방문하는 환자들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건 살 때도 값싸고 질이 좋아야 고객이 몰리지 않습니까? 착한 가격에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 서울의료원의 시설을 평가한다면?

"지자체의 전폭적 지원을 통해 첨단장비를 도입하고 시설 개선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 최선을 다했습니다. 병원 곳곳이 최신 시설과 문화적 감성을 살리고 환자에게 편안함을 주는 인테리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환자안심병원’ 도입하게 된 계기와 그 효과는?

"1인 가족이 증가하는 시대에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간병 부담을 줄이고 전문적 간호서비스 제공을 통해 치료 효과를 증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강원도에서 온 한 환자가 있었어요. 수술비는 있는데 간병인 월급 줄 생각에 수술을 못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고 문제의식을 가졌습니다"

- 간호사 1명당 환자수를 줄인 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평균 1명의 간호사가 10명 이상의 환자를 돌본다고 생각해보세요. 온전한 돌봄이 이루어질까요? 서울의료원은 간호사 1명당 7명을 관리합니다. 간호사가 환자의 이름도 제대로 알기 힘든 이전의 상황에서 간호사와 마주 앉아 가족,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나누는 환자를 상상해 보세요. 전문 교육을 받은 간호사가 간병인 역할을 대신 하니 환자 만족도도 매우 높구요"

- 병원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 환자안심제도시행 초반에 간호사들에게 충분한 월급을 지급하지 못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죠. 하지만 누군가는 선구자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사명의식을 따라 열심히 일한 직원들 덕분에 환자들 사이에 좋은 입소문이 빠르게 퍼졌습니다.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신념에 맞게 타병원의 롤 모델 역할을 감당할 계획입니다"

- 타 병원과 차별화 된 서비스는?

"'보듬서비스'가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외국인 노동자나 이주자 환자를 위해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언어의 차이로 진료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환자를 위해 언어별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발상이었죠. 현재 통역을 담당할 자원봉사자를 갖춰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비젼에 대해 한마디?

"2014년에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 사회에 공헌할 수 있게 지역별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의료 수준의 질을 보장하면서도 과잉진료하지 않는 병원, 환자가 믿고 다시 방문할 수 있는 병원이 되야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병원의 선구자가 되겠다는 꿈을 향해 오늘도 전 직원이 힘차게 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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