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진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위원

【서울=뉴시스헬스】장영식 기자 = 우리나라 보건복지정책을 결정할 18대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가 지난달 26일 구성됐다.

국회가 장기간 공전을 거듭하면서 의료법 일부개정안 등 보건복지위가 해결해야 할 현안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30일 뉴시스헬스는 보건복지위 신상진 의원(한나라당ㆍ경기 성남시중원구)을 만나 최근 근황과 보건의료 분야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 앞으로 의정활동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치입문 계기는.

"성남의 한 공장으로 위장취업을 한후 노동운동을 하다 다시 학교에 복학해 입학한지 15년 만에 졸업하고 성남 상대원에 동네 의원 의사로 정착하게 됐다. 환자의 고통을 고쳐줄 의사는 많지만 삶의 고통을 고쳐줄 의사는 적지 않을까? 어느날 문득 든 생각에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한 이유를 다시 한 번 곱씹어보며 의사로서 나태해진 내 자신이 너무 미워 참을 수가 없었다. 장롱 깊숙이 넣어뒀던 낡은 밤색 점퍼를 발견했을 때 성남의 한 공장에 위장취업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 혈기. 그 용기. 그때의 나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그날 이후 사람들은 나를 시민운동을 하는 인권의사라 불러줬고, 그 때의 활동들은 내 정치 입문의 토대가 됐다."

-요즘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나.

"항상 지역에 들러 지역의 일들을 현장에서 둘러보는 가운데 요즘에는 곧 있을 국정감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여의도 의원실에서 공부를 하는 시간이 늘었다."

-국회의원이 된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국민의 머슴이 됐다는 생각에 쉬는 날이 되면 오히려 국민들에게 죄를 짓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편치 않게 됐다. 그래서 쉬는 날이면 전보다 더 열심히 지역 민생을 살피고, 업무 점검을 하는 일로 하루를 보내는 습관이 생겼다."

-보건의료 분야 전문인이라는 점이 의정활동에 미치는 장점이 있다면.

"직업이 의사이긴 하지만, 그 전에 성남에서 의료 서비스에서 소외되신 분들을 많이 접해 왔기에 이 분들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는 데 있어서 어려운 점, 개선 방법 등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또 남들보다 좀 더 전문적으로 생각해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현실감과 깊이를 갖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의료 서비스가 골고루 제공될 수 있도록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계획이다."

-임기 내 반드시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이 있다면.

"우선 공급자 중심의 사회복지 전달 체계를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연금 제도 개혁을 완성하며, 건강보험제도의 지속성 유지와 보장성 확대를 실현함으로써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든 국민이 필수적인 의료ㆍ복지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이 큰 틀에서의 18대 국회 상반기 의정활동 목표다. 이러한 정책들이 구현되면, 당장 국민들의 정부의 복지 정책에 대한 신뢰가 회복돼 보건복지분야 정책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할 수 있게 되고, 이것은 다시 국민에게 좀 더 효율적이고 다양한 복지 혜택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이른바 '복지 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노인복지에 대한 견해는.

"예전과 가장 많이 달라진 노인 복지의 개념이라면 그것은 '孝의 제도화'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개인과 가정이 중심이 돼 이뤄졌던 '孝'라는 이름의 노인 복지가 이제는 국가와 사회가 중심이 돼 노인들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그 형태가 많이 변화돼 가고 있고, 점차 정착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와 사회가 중심이 돼 제도적으로 노인 복지 서비스를 지원하는 이른바 '孝의 제도화'인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노인돌보미 사업, 기초노령연금 등 다양하고 새로운 형태의 복지 서비스를 개발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제도 도입 초기 단계로 개선할 점도 많고,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력이나 시설이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임기 동안 이런 점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국회 차원의 다양한 지원 방법을 강구해나갈 계획이다."

-국내 보건ㆍ복지 분야에서 가장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를 꼽는다면.

"현재 대한민국은 OECD 국가 가운데 건강보험 보장률이 매우 낮은 편이다. 이를 위해선 현재의 '저부담-저급여체계'를 '적정부담-적정급여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갑작스런 보험료 인상은 국민에게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추진하되, 국고 지원 확대를 통해 보장성을 확대 하는 방안 또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연구중이다."

-보건의료인에게 당부하고픈 한마디.

"의사는 흔히 돈을 잘 벌 수 있는 직업이라고만 생각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저의 지난 경험과 인생으로 비추어 볼 때, 그에 못지않게 조금만 노력을 하면 명예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이라고도 생각한다. 사람의 생명을 지키고 살리는 의술을 소외되고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베풀면 그 댓가로 그 분들의 진심이 담긴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그래서 다른 어떤 직업보다 쉽게 마음의 부자가 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좀더 많은 선배ㆍ동료ㆍ후배 의료인들이 마음의 부자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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