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비만치료제 '슬리머캡슐'

【서울=뉴시스헬스】김정일 기자 = 비만치료제인 시부트라민 성분의 국내 첫 개량신약인 한미약품(대표 장안수) '슬리머캡슐(메실산시부트라민)'이 지난해 7월 식약청 시판허가를 받았다.

11.51mg과 17.26mg 두 종류로 출시된 슬리머는 시부트라민에 '메실산 염을 부착한 세계 최초의 개량신약으로 물에 대한 용해도를 획기적으로 증진시켰다.

한미약품은 슬리머 개발에 5년간 42억 원을 투입했으며, 2003년부터 산업자원부 ATC(우수제조기술 연구센터사업) 과제로 선정돼 지원을 받았고 2003년 부분 전임상, 2004년 4월 임상1상, 2004년 12월 임상3상, 2006년 3월 추가 전임상 독성시험을 마치는 등 신약에 준하는 개발과정을 거쳤다.

특히 몇 년간의 개발 및 허가과정에서 미국의 통상압력 시비를 불러 일으켜 국내에서 개량신약과 재심사제도에 관련된 법령을 재검토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숱한 화제를 불러 모았다.

회사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개량신약의 경우 일부 전임상, 임상1상만 거치면 되는데 슬리머는 신약에 준하는 전임상과 1상에 이어 3상 시험을 실시함으로써 약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실하게 입증한 상태"라며 "임상을 진행한 의사들도 유효성과 안전성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등 5개 병원(6개센터)에서 200명의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2004년 7월부터 실시한 3상 임상시험에서 슬리머는 투약 석달 만에 체중이 평균 6% 이상, 허리둘레가 5 cm 이상, 엉덩이 둘레가 3.8% 이상 줄어드는 것은 물론 1.9 kg/m2의 체질량지수(BMI) 감소효과도 확인됐다.

◇퍼스트 글로벌 개량신약 성장 가능성 제시

슬리머는 2002년 10월 최초로 특허출원 한 이후 전세계 50여 개국에 특허가 출원돼 심사 중에 있으며 현재 한국, 미국, 호주 등을 포함해 6개국에 특허가 등록됐다.

회사 관계자는 "슬리머의 국내 시판과 아울러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제품 등록 작업을 현재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슬리머는 국내 개발 개량신약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글로벌화의 첫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또한 슬리머 출시를 계기로 비만치료 환자들의 약가 부담도 대폭 줄어들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기존 제품의 경우 비만 환자가 한 달 복용시 약 10~12만원 정도를 지출해야 했는데 반해 슬리머는 이보다 약 40~50% 정도 저렴한 6~7만원 선에서 제품을 공급했다"며 "이후 오리지널사인 애보트가 제품가격을 인하하는 등 비만치료 환자의 약가부담을 대폭 경감시켰다"고 말했다.

◇애보트사 특허분쟁서 모두 승소

한미약품은 슬리머와 관련해 리덕틸을 시판하고 있는 애보트사와 2004년 11월부터 시작된 권리범위확인심판(특허심판원)과 권리범위확인 불복심판(특허법원)에서 모두 승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2005년 7월부터 시작된 특허권침해금지소송(서울지방법원)에서 2006년 12월 승소해 기술의 진보성을 입증 받았고, 특허문제로 인한 걸림돌도 모두 해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시부트라민 메실레이트는 미국 화학회 분과의 케미컬 앱스트락트 서비스(Chemical Abstarct Service)에 신규물질로 등록돼 있다.

◇호주에 7년간 1억4000만불 규모 수출계약

슬리머는 호주 제약회사와 7년간 1억 4000만 불 규모의 라이센스 및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국산 비만치료제의 해외진출 첫 사례로 등극했다. 이는 국산 개량신약으로는 최대 규모의 공급계약일 뿐 아니라 첫 선진국 진출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

현지 판매는 2009년경부터 가능하며 호주 이외 지역에 대한 수출작업도 추진 중이어서 조만간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한미약품은 슬리머 발매를 계기로 탤런트 김희애를 홍보대사로 선정해 ‘살 빼기 캠페인(www.bimaninfo.co.kr)’을 전개하면서 비만과 과체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김희애는 각종 성인병과 대사질환 원인인 비만의 위험을 알리고 이를 퇴치하기 위한 ‘한미약품 살빼기 캠페인’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발매 3개월 만에 100억 원을 돌파해 지난해 총 13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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